펀딩비란? — 마이너스로 바뀌면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 가격을 현물 근처에 붙들어 두려고 롱과 숏이 서로 주고받는 수수료입니다
  • 마이너스라는 건 숏이 롱에게 돈을 낸다는 뜻이고, 하락 쪽에 포지션이 몰려 있다는 신호입니다
  • 마이너스 자체가 반등 신호는 아닙니다. 얼마나 깊게,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거래소 화면이나 시황 글에서 펀딩비라는 말은 자주 보이는데, 정작 그게 뭔지 설명해 주는 곳은 드뭅니다. 특히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문장은 뭔가 중요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들리는데, 무엇이 어떻게 중요한지는 잘 안 적혀 있습니다.

이 글은 펀딩비가 왜 존재하는지부터 시작해서, 마이너스가 무슨 상태를 가리키는지, 그리고 그걸 봤을 때 흔히 하는 오해가 무엇인지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라 용어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 자료입니다.

펀딩비는 어떤 순서로 정산되나 1 선물 가격 현물과 벌어짐 2 방향 판정 어느 쪽이 비싼가 3 정산 시각 보통 8시간마다 4 비싼 쪽이 지불 반대편이 받음
펀딩비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좁히려고 주기적으로 정산됩니다.

펀딩비는 왜 생겼나요?

코인 선물 중에 무기한 선물이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만기가 없습니다. 주식 선물이나 전통 시장의 선물은 만기가 되면 현물 가격에 맞춰 정산되기 때문에, 만기가 다가올수록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이 자연스럽게 붙습니다.

그런데 만기가 없으면 그 장치가 사라집니다. 사람들이 상승 쪽에 몰리면 선물 가격만 계속 위로 뜨고, 현물과 몇 퍼센트씩 벌어진 채로 굳어도 되돌릴 이유가 없습니다. 가격이 따로 노는 상품은 기준으로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거래소가 만든 장치가 펀딩비입니다. 일정 시간마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재서, 비싼 쪽에 서 있는 사람이 반대편에 수수료를 냅니다. 한쪽으로 쏠릴수록 그쪽에 서 있는 비용이 비싸지니, 쏠림이 저절로 풀립니다. 정산 주기는 거래소마다 다르지만 8시간이 흔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돈이 거래소로 가는 게 아니라 반대편 참가자에게 간다는 것입니다. 수수료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성격은 벌금이나 이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펀딩비를 볼 때는 거래소가 정한 벌칙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만든 균형 장치로 보는 편이 이해가 빠릅니다. 한쪽이 붐빌수록 그쪽에 서 있는 값이 비싸지고, 비싸지면 일부가 빠져나가고, 빠져나가면 값이 다시 내려갑니다. 이 되먹임이 선물 가격을 현물 근처에 묶어 둡니다.

참고로 펀딩비는 포지션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만 부과됩니다. 정산 시각에 포지션이 없으면 내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정산 시각을 피해 들어가고 나오는 방식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인데, 그 대가로 매매 횟수가 늘어나 수수료가 붙으니 이득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펀딩비가 마이너스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부호는 누가 내고 누가 받는지를 가리킵니다. 플러스면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다는 뜻이고, 이때는 롱이 숏에게 냅니다. 상승 쪽에 사람이 몰려 있는 상태입니다.

마이너스면 반대입니다. 선물이 현물보다 싸고, 숏이 롱에게 냅니다. 하락 쪽에 포지션이 몰려 있다는 뜻입니다. 숏을 들고 있는 사람은 가격이 그대로여도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돈이 나갑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하나 있습니다. 마이너스는 가격이 내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격이 오르는 중에도 선물이 현물보다 싸면 마이너스가 나옵니다. 펀딩비가 재는 건 가격의 방향이 아니라 선물과 현물 사이의 간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이너스 펀딩비는 방향을 예측한 값이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값입니다. 예보가 아니라 현재 위치입니다. 이 구분이 흐려지면 다음 문단의 오해로 이어집니다.

마이너스는 방향이 아니라 쏠림을 가리킵니다.앞으로를 예측한 숫자가 아니라 지금 어느 쪽이 붐비는지를 재는 숫자입니다.

마이너스면 반등이 온다는 뜻인가요?

가장 흔한 오해가 이겁니다. 논리 자체는 그럴듯합니다. 숏이 많이 쌓여 있으면,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손실을 견디지 못한 숏이 청산되면서 되사는 주문이 나오고, 그게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립니다. 흔히 숏 스퀴즈라고 부르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그 조건이 언제 갖춰지는지는 펀딩비가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락 추세에서는 펀딩비가 마이너스인 채로 몇 주씩 이어지면서 가격이 계속 내려가기도 합니다. 쏠려 있다는 사실과, 그 쏠림이 곧 풀린다는 사실은 별개입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마이너스가 깊으니 “다들 하락을 보는구나” 하고 같이 숏을 잡는 경우입니다. 이건 이미 붐비는 쪽에 늦게 합류하는 것이라, 비용은 비용대로 내면서 되돌림이 나올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그럼 마이너스 펀딩비를 어떻게 쓰면 되냐고 물으면, 저는 진입 신호가 아니라 경계 신호로 쓰라고 답합니다. 내가 지금 잡으려는 방향이 이미 붐비는 쪽이라면, 같은 자리라도 비중을 줄이거나 손절 폭을 조금 넓게 잡는 식으로 대응이 달라져야 합니다.

반대로 내가 붐비지 않는 쪽에 서 있다면, 펀딩비를 받는 입장이 됩니다. 이것도 수익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받는 금액은 대개 작고 가격이 반대로 가면 그 정도는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펀딩비를 받으려고 방향을 정하는 건 순서가 거꾸로 된 판단입니다.

플러스 펀딩비와 마이너스 펀딩비플러스선물이 현물보다 비쌈롱이 숏에게 지불상승 베팅이 우세롱은 버틸수록 비용마이너스선물이 현물보다 쌈숏이 롱에게 지불하락 베팅이 우세숏은 버틸수록 비용
부호는 방향 예측이 아니라 어느 쪽이 비용을 내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비용으로는 얼마나 큰가요?

한 번 정산되는 금액은 대개 아주 작습니다. 0.01% 같은 숫자가 흔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시해도 되는 값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이게 하루 세 번씩 계속 쌓인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레버리지가 곱해집니다. 증거금 대비 큰 포지션을 들고 있으면 정산 기준이 되는 금액도 그만큼 커지니, 원금 대비 체감은 배로 늘어납니다. 방향을 맞혔는데도 오래 들고 있어서 남는 게 없는 상황은 대부분 이 경로로 생깁니다.

감을 잡기 위해 아주 단순하게 계산해 보겠습니다. 한 번에 0.01%, 하루 세 번이면 하루 0.03% 입니다. 열흘이면 0.3%, 한 달이면 0.9% 정도가 됩니다. 여기까지는 견딜 만합니다. 그런데 쏠림이 심할 때는 한 번에 0.05% 를 넘기기도 합니다. 그 수준이 한 달 이어지면 4% 를 넘습니다. 방향과 무관하게 나가는 돈입니다.

숫자는 예시입니다위 값은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가정이고, 실제 펀딩비는 거래소·종목·시점마다 다릅니다. 자기가 쓰는 거래소의 실제 이력을 확인하세요.

그래서 펀딩비는 수수료·슬리피지와 함께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묶어서 보는 게 좋습니다. 자세한 계산과 관리 방법은 아래 CH 05 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같이 봐야 하나요?

펀딩비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건 위험합니다. 최소한 세 가지를 같이 봅니다. 첫째, 지속 기간입니다. 몇 시간짜리 마이너스와 2주째 이어지는 마이너스는 전혀 다른 상태입니다.

둘째, 깊이입니다. 평소 범위에서 살짝 벗어난 것인지, 몇 달 만에 보는 수준인지를 봅니다. 셋째, 가격의 고점·저점 구조입니다. 쏠림이 풀리려면 결국 가격이 움직여야 하는데, 추세가 아직 아래를 향하고 있으면 쏠림은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보는 곳도 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대부분의 선물 거래소가 종목 화면에 현재 펀딩비와 다음 정산까지 남은 시간을 같이 띄워 줍니다. 과거 이력을 제공하는 곳도 많습니다. 지금 값 하나만 보면 판단이 어렵고, 최근 몇 주 흐름을 같이 봐야 평소 범위가 어디쯤인지 감이 잡힙니다.

정리하면 펀딩비는 단독 신호가 아니라 보조 지표입니다. 방향은 가격에서 읽고, 펀딩비로는 그 방향에 사람이 얼마나 몰려 있는지를 가늠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한 가지 더. 펀딩비가 0 근처에서 오래 머무는 구간도 나름의 정보입니다. 어느 쪽도 붐비지 않는다는 뜻이라,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시장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럴 때 매매를 늘리면 비용만 확정되기 쉽습니다.

여기까지 정리

  • 펀딩비는 선물을 현물에 붙들어 두려고 참가자끼리 주고받는 돈입니다
  • 마이너스는 숏이 롱에게 낸다는 뜻, 즉 하락 쪽이 붐빈다는 상태 표시입니다
  • 반등 신호로 읽지 말고 지속 기간·깊이·가격 구조와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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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펀딩비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미결제약정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쏠림을 재는 지표가 두 개 있는데 서로 다른 것을 재고 있어서, 같이 볼 때 비로소 뜻이 생깁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라 용어와 구조를 설명하는 자료입니다. 판단과 결과는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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